중고차 구입 흥정에 앞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상대방이 모르게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될 수 있으면 얼마에 구입할지 미리 실토하지 말고 본인의 재정 상태에 대해 알려줄 필요 또한 없습니다. 또한 시간적 여유를 갖는 습관이 필요한데 서두르게 되면 꼼꼼히 살피지 않게 될뿐더러 가격 흥정에서 우위를 뺏기기 때문입니다. 이번글에서는 중고차 개인 혹은 딜러 거래에 있어서 가격 흥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개인 거래 가격 흥정하기
중고차 개인 거래 흥정에 있어서는 딜러와는 좀 다르게 정말 어떤 판매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결괏값이 천차만별입니다. 또한 개인 거래의 최대 장점은, 딜러보다는 많게는 5천 불에서 적게는 2천 불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가격 흥정이 잘 먹힌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최대 단점은 정말 차량을 싸게 가져오려면 *As is 상태로 가져와야 하므로 본인이 많은 부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 *As is: 있는 그대로라는 뜻으로 주로 중고품 판매에 사용되며, 법적인 효력을 가진 용어입니다.
첫 번째 방법은 준비된 상태로 급매로 나온 차량을 알맞은 타이밍에 잘 잡는 일입니다. 급매로 나온 매물은 사정이야 어떻게 됐든지 간에 결국 판매자의 마음이 급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정선의 가격협상은 예상할 테고, 그것을 잘 끌어내서 본인한테 유리한 쪽으로 가져오는 일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차량의 결함을 발견하는 일인데, 이 부분은 초보자가 쉽게 알기 어려우니, 제 다른 글 차량 상태 점검하기 편을 참조해 주시거나, 아래의 유튜브 실전 영상 편을 보시면 꽤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가격협상이 잘 안 먹힐 때는 과감하게 미련 없이 그 차량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말 살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는 반드시 오기 때문입니다.
• 할부와 리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중에 할부(Finance)와 리스(Lease) 에 대해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할부는 차량을 구입할 때 일부 금액을 먼저 지불하고(Down payment), 남은 금액과 이자를 일정 기간에 할부금을 보통 2주마다 (bi-weekly) 혹은 매월 (monthly) 납부하는 방법
한편 리스는 일정 기간 보통 2년에서 4년 장기 임대하는 방법으로 마찬가지로 보통 매달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
이때 새 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또한 할부로 구매할 수 있고 최종 납입하고 나서는 본인 소유의 차량이 되지만, 리스는 정해진 기간이 지나고 나면 반납하거나 차액금을 지불하고 나서야 완전히 소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업을 하는 경우 리스 차량은 지출로 비용 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하시는 분들이 이용하는 가장 흔한 차량 구매 방법입니다.
딜러 거래 가격 흥정하기
딜러와 차량 가격을 흥정하기에 앞서 사전 조사는 필수사항입니다. 개인 거래와 다르게 딜러는 이미 전문가이기 때문에 웬만한 꼬투리를 잡고서는 구매자가 쉽게 가격 우위를 점하기가 힘듭니다.
그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차량의 시장 가격부터 시작해서 더 자세하게는 딜러 평판까지, 찾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동등한 위치에서 기싸움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특히 다른 중고 샵에서 이런 가격의 비슷한 차량이 있다는 걸 실제로 보여주면서 납득시킬만한 증거를 들이밀어야 그나마 적당한 가격선에서 흥정할 수 있습니다.
딜러와의 가격협상은 무기만 없을 뿐이지 사실 총성 없는 전쟁과 다름없습니다. 제가 본 많은 영상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다큐멘터리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영상은 자동차 딜러가 사용하는 심리기술을 잘 알고 있는 구매자가 그것을 역이용해서 가격을 최대로 낮추는 방법에 대해서 재미있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인데 한국말로는 ‘중고차 딜러 vs 라이프해킹’이라고 검색하시면 해당 영상을 찾아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 구매에 관해 어떤 감정도 표현하지 마라
설령 차가 마음에 들어도 애매하게 별로인 것처럼 해서 속마음을 딜러에게 절대로 내비치면 안 됩니다.
• 먼저 운을 띄우며 협상을 시작하지 마라
절대로 먼저 자신의 예산을 얘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즉 역질문으로 제시하는 가격대는 얼마인지 되묻습니다.
• 침묵하라. 그리고 언제든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해라
되도록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고 마음에 정한 어떠한 가격이 적정선이라고 생각이 들면 명확하게 가격을 말하고 더 이상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침묵을 지켜서 상황을 어색하게 만듭니다. 만일 딜러가 조금도 에누리해주지 않으면 언제든 흥정을 중단해 버리고 나오면 그만입니다.
혹시라도 딜러 가격 흥정 시 차량 자체는 마음에 무척 드는데 가격 흥정에 실패할 경우에는, 아쉬운 대로 오일 체인지나 타이어 교체 시 추가 혜택 등의 서비스를 받는 쪽으로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구매를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 세상에 탈 수 있는 차는 얼마든지 또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판매원과 이야기가 잘되었다 하더라도 사실 가격결정에 대한 최종권한은 매니저(Finance Manager)에게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마시고 서류상에 언급되지 않은 가격이나 조항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셔야 합니다.
• 후기
처음 딜러에게서 차를 구입할 때 저도 과연 흥정이 어디까지 가능할까 궁금해서 직접 발로 여러 군데 뛰어다녔습니다. 하지만 인기 모델인 경우엔 생각보다 가격 흥정이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 말고도 관심 두는 다른 사람이 많으니 딜러 입장에서 유리해진 겁니다. 그렇게만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인기 모델 흥정에서 뜻밖의 일이 일어났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친한 지인의 가족분을 소개받았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 매장 내 총책임자 (General Manager)이셨던 겁니다. 놀랍게도 제가 정말 발버둥 치며 깎으려고 해도 가격의 1도 변화 없었던 동일 모델이 무려 2천 불이나 할인받아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분명 가격협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딜러샵에서 2천 불을 깎아줬어도 전혀 딜러샵이 손해 보는 일은 안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안된다고 무조건 단정 짓지 마시고 계속 두들겨보시길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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